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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Chemistry

흥미로운 생화학, 우리가 원하는 분자 체내에서 대신 합성해주면 안되겠니? (polyketide synthases, P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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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연구를 하면 할수록 생각보다 세포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어마무시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이미 enzyme의 존재로 실험실에서 진행하는 모든 유기합성 반응을 압도하는 효율과 극한의 가성비를 보여준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근데 또 흥미로운 발견 중에 하나는 박테리아, 곰팡이, 식물 등에 polyketide synthase라고 하는 enzyme module, 다시 말해 enzyme이 여러개 붙어있는 공장 같은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자동차 공장에서 서있는 사람들이 누구는 볼트 너트 조이고, 누구는 문 달고, 누구는 용접하고 하는 이 라인을 따라서 완성차가 나오는 것처럼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위 그림은 간략하게 Polyketide synthase (PKS)의 요약본을 나타낸 것이다. 각각의 동그라미가 각각의 enzyme들을 나타내고, 각 enzyme들은 몇 개씩 모여서 module을 형성한다. 가령 AT는 Acyl Transferase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단량체(unit)가 지나가면서 최종적으로 오른쪽에 있는 물질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저 모듈끼리는 분리도 되고 다른 것들을 넣을 수도 있는 '블록' 같이 되어서 조작할 수 있다는 것도 발견하였다 (그림 B).

그렇다면 여기서 할 수 있는 생각은, 더 복잡한 화학 물질을 합성할 때 굳이 각 step을 후드에서 진행하지 않고 저 enzyme 합성라인만 잘 디자인하면 합성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combinatorial biosynthesis라고 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런 저런 enzyme을 떼고 붙이고 하면서 이런 저런 물질을 합성 하는 결과를 보고하기에 이른다. 놀랍지 않은가? 맨날 후드에서 컬럼하고, 유해할지 모르는 시약과 씨름하며 매 스텝마다 NMR찍어야 하는 귀찮음이 줄어드는 것이다! (덩달아 일자리도 줄어들지 모르겠다)

NRPS라는 것도 있다. Non-ribosomal protein synthase라는 것인데, 앞선 PKS는 보통 Acyl-CoA(아세틸 코에이 라고 읽는다)를 단량체, 빌딩 블록으로 사용하는 반면, NRPS에선 amino acid monomer를 빌딩 블록으로 사용한다. 또 몇가지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이 NRPS로도 biosynthesis가 가능하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Nonribosomal이 있으면 당연히 ribosomal도 있다. NRP와 이름이 비슷해서 RiPP(Ribosomally synthesized and post-translationally modified peptides)라는 이름을 따로 붙였는데, ribosome에서 precursor peptide로 먼저 합성되기 때문에 ribosomally가 붙는데, 이 precursor가 이후에 여러 enzyme들을 만나서 modification을 일으켜서 mature peptite, 우리가 원하는 RiPP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와 같이 세포에서는 굉장히 효율적인 biosynthesis 과정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고, 이를 활용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먼 미래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한다면 앞으로 어지간한 유기합성을 특정 생물체군에서 담당하게 디자인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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