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 미뤘던 출국이 다가왔고 여러 준비를 마친 후에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은 정말 한산했다. 이렇게 인천 공항에 사람이 없는걸 본 기억이 나지 않는데 놀라운 광경이었다. 지도에서도 출국장 대기중인 사람의 수가 2명으로 뜨는걸 볼 줄이야. 시국이 시국인가보다 했다.
시간 넉넉히 도착한 공항에서 위탁 수하물을 부쳤다. 23kg을 이젠 대충 잘 맞추는 것 같다. 바이올린 대신 캐리어 하나를 더 가져온 덕분인지 몰라도 짐을 싸기에 여유로웠다. 수하물을 세관신고하면서 한 번 더 붙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했다. 예전엔 안그랬는데..문득 지난 1월에 귀국할 때 뉴욕에서 수하물 껴안고 레이오버 12시간을 했던 게 기억나서 흠칫 했지만 이번엔 그 정도는 아닐 것이다.
엄마를 보내고 뒤이어 출국장으로 들어와서 본 곳들도 한산했다. 면세점, 게이트 등 내가 타는 비행기 출발 전에 본 사람들이 오늘 본 사람들 중 가장 많았던 것 같다.
델타는 거리두기를 위해서 이코노미 좌석의 탑승을 맨 뒤쪽 열부터 시작했다. 53열 쯤 됐던 것 같다. 여기서 역순으로 돌아가면서 세 줄씩 끊어가며 들여보냈다. 기내수하물을 넣는 시간을 고려한 듯 했다. 덕분에 거의 부딪히지않고 내 짐을 놓을 수 있었다. 자리도 운이 좋았다. 난 43F를 골랐는데, 3.3.3 으로 분리된 이코노미 가운데 블록이었고, 내 블록엔 나만 앉는 당첨의 운이 여기서도 따랐다. 이전에 화장실 앞 좌석과 고민했었는데 바꾸길 잘했다.
사실 43열이 다 그랬다. 내 왼쪽 오른쪽 블럭 모두 한명이 세 자리를 차지하고 짐을 두는 모습을 보았다. 나도 밥먹는 동안 패드는 왼쪽 자리에 올려두면서 보았다. 비지니스 부럽지 않았다. 42열도 그랬는데 내 앞자리 분도 세자리를 가져서 누워서 가시더라. 이코노미로 퍼스트클래스가 되는 기적. 내 뒷열은 한 블럭에 두 명씩 앉으셨던데 다시 한 번 43열 고른 내 자신에게 박수와 어깨 토닥토닥을. 나도 밥먹고 졸려서 누워서 올 수 있었다. 이런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 하나보다.
기내 입구에서 일회용 알콜솜을 나눠줬는데 이리저리 닦고나서 앉으니 나름 잘 관리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내식은 파스타와 돼지고기가 있었는데 돼지고기는 제육이었다. 파스타는 미국가서 많이 먹을거라 고른 고기인데(물론 고기도 많이 먹겠지만) 제육이라서 더 반가웠다. 거기에 후식은 하겐다즈..☆처음엔 다른 사람들 먹고나서 먹을까 했는데 에라 모르겠다 하고 먹었다. 항공기 내 공기 흐름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니 안심하라는 비디오를 봤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먹으면서 이러다가 걸리면 억울하긴 하겠구나 싶었다. 그건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13시간 비행을 위해서 펜트하우스와 더 지니어스를 준비했다. 펜트하우스를 먼저 틀었는데 오 좀 재밌네 하다가 지니어스는 손도 못댔다. 순.삭. 지니어스는 미국 도착해서 봐야겠다.
이번에 에어팟 프로를 가져오면서 노이즈캔슬링 덕분에 더 조용하게 비행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예전엔 설레임으로만 타서 비행기 소음따위 문제삼지 않았는데 이젠 노캔으로 비빌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옆자리 선생님이 소니 헤드셋을 끼고계시던데 다음엔 헤드셋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에어팟프로는 커널형이라 귀가 좀 아프긴하다.
애틀랜타에서는 무사히 세관을 통과하고 수하물을 다시 바로 붙였다. 많은 직원들이 안내를 해주셔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시카고까지도 무사히 도착했고 한인택시를 통해서 학교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음성검사서는 입국에 필요하지 않았고 출국 전에 체온 재는 것과 간단한 질의정도에서 끝났다. 행정력이 닿지 않아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국에 입국해서 어플로 추적하는 것보다는 체계적이진 않은 것 같다. 다만 학교 교직원이나 학생들은 학교시설에 출입하기 위해서 의무적으로 두 번의 검사를 진행해서 음성이 떠야 출입이 허용된다.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다. 일리노이의 경우 이랬다는 것이고, 학교마다 지역마다 다를 수 있으니 참고용으로만 활용하시기 바란다.
(지인 소식에 의하면 뉴욕 쪽은 음성검사서를 요구하는 것 같다 이쪽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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