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서울시향 우리동네 음악회 소식을 듣고 후다닥 표를 예매해서 다녀왔다.
지휘 윌슨 응, 프로그램 슈베르트 8, 모차르트 35였고 앵콜은 없었다.
처음엔 사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무료음악회이고, 이미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혼잡함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우린 7시 20분경 도착했는데, 시작 10분전인데도 줄을 길게 늘어선채 입장중이었고, 그래서 제시간에 연주가 시작될 것 같지 않았다.
티켓은 따로 없지만 예매자를 확인하는 절차가 오래걸린 것 같았는데, 막판엔 자신이 앉을 자리를 알고 있으면 확인 없이 바로 앉게끔 안내해주셨다.
양천문화회관의 2층좌석이었고 어린아이들도 많이보여서 더욱 공연자체의 기대는 덜게 되었다. 하지만 첫 곡인 슈베르트 8번의 연주가 시작되자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다.
서울시향 단원들의 실력은 익히 알고 있지만 동네 연주회인만큼 설렁설렁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프로는 프로였고, 그들이 보여주는 음악적 표현에 대한 움직임은 청중의 감동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닐슨 응은 최수열 부지휘자 이후로 처음 보게 된 서울시향의 지휘자였는데, 젊음이 묻어나오는 그의 지휘와 역동감은 슈베르트 뿐 아니라 모차르트에서 여지없이 발휘되었다. 가볍고 과하지 않으며 날렵한 오케스트라의 소리는 모차르트와 너무도 잘 어울렸고, 보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들과 어울리는 단원들의 합 또한 감탄 일색이었다. 나올 때 나오고 들어갈 때 숨어주는 소리의 밸런스는 자연스럽게 눈과 귀가 해당 파트로 향하게 해주었으며, 4악장의 피날레는 미리 예습하려고 들었던 여느 음원과도 손색이 없었다.
사실 서울시향을 비롯한 여러 메이저 오케스트라에서 정기연주회에서 모차르트 교향곡은 잘 접하기 어려운데, 이번 기회에 그들이 소화하는 모차르트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고 다른 모차르트 교향곡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만간 서울시향에선 35번에 이어 36번 린츠를 연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또한 많이 기대되고 다른 교향곡도 실황으로 접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연주회였다. 너무도 즐거운 연주를 선사해주신 서울시향에 이 글을 빌려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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