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워낙에 유명한 문장이라 어디선가 들어본 듯 했지만, 처음이 소설을 접하고, 첫 문장 자체만 보았을 때는 '이게 왜 그렇게 유명해?' 할 정도로 그 느낌이 잘 와닿지 않는데, 소설을 읽어나갈수록 더더욱 그 첫 문장을 곱씹게 되는 소설이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품 내에서 묘사되는 계절의 변화, 눈에 보일듯이 그려지는 겨울 풍경 등이었다. 눈으로 가득 쌓여서 온통 하얗고 조용한 마을의 분위기. 혼자서 여행으로 와서 여관에 머무는 시마무라의 시선을 따라서 느껴지는 조용한 시선이 이 소설의 매력인 것 같다. 지금 눈 세상이 된 미네소타에서 이 소설을 읽어서 더 몰입해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조용한 겨울을 배경으로 한 소설인만큼 한 겨울 밤에 맞춰서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 아마 다른 계절에 읽었으면 몰입감이 좀 떨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작품에서 시마무라가 그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냐고 물어본다면 차분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고마코를 끌어들이는 매력때문이 아닐까 하고 대답할 수 있겠다. 고마코가 가지고 있지 않은 전혀 상반된 성격의 캐릭터로 묘사되는 것에서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시마무라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 흰 옷을 입고, 고마코는 붉은색과 검정색이 섞인 옷을 입지 않았을까 싶었다. 시마무라가 끌린 요코라는 여인은 더 흰색 같은 여성으로 묘사되었다. 어떻게 더 요코랑 무언가 엮일 일이 있었나 싶었지만 마지막 결말에 그렇게 끝나는 바람에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물론 작품의 아쉬움이라기 보단 시마무라에 몰입해서 느낀 아쉬움이랄까.
읽는 내내 마음이 크게 동하지 않고 조용히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작품으로 노벨문학상까지 받았음에도 작가가 몇년 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은 의아할 정도이다. 어떤 심리적 고통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더 작품활동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 문인이 선호하는 세계명작소설 100선
1. 알베르 까뮈, 『이방인』
2.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3. 톨스토이, 『부활』
4. 카프카, 『변신』
5.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6. 마르케스, 『백년 동안의 고독』
7. 단테, 『신곡』
8.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9.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10.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11.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12. 스탕달, 『적과 흑』
13. 귄터 그라스, 『양철북』
14.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
15. 마가렛 미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16. 조지 오웰, 『동물농장』
17. 서머셋 몸, 『달과 6펜스』
18. 사뮈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19.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20. 셰익스피어, 『햄릿』
21. 막심 고리키, 『어머니』
22.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3. 헤르만 헤세, 『데미안』
24. 플로베르, 『보바리 부인』
25. 나관중, 『삼국지』
26. 보카치오, 『데카메론』
27. 샬롯 브론테, 『제인 에어』
28. 사르트르, 『구토』
29. 콜린 맥컬로우, 『가시나무 새』
30. 존 밀턴, 『실락원』
31. 토머스 불핀치, 『그리스 로마 신화』
32. 애드거 앨런 포우, 『검은 고양이』
33. 다니엘 디포, 『로빈슨 크루소』
34. 괴테, 『파우스트』
35. 멜빌, 『백경』
36. 조나단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37. 펄벅, 『대지』
38. 토머스 하디, 『테스』
39. 윌리엄 제랄드 골딩, 『파리대왕』
40. 미하일 숄로호프, 『고요한 돈강』
41. 릴케, 『말테의 수기』
42. 파스칼, 『팡세』
43.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44.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45. 입센, 『인형의 집』
46.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47. 앙드레 지드, 『좁은 문』
48. 디킨스, 『막대한 유산』
49.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50. 뒤마 피스, 『춘희』
51. 스캇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52.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53. 피에르 쇼데르스 드 라클로, 『위험한 관계』
54. 빅토르 위고, 『노틀담의 곱추』
55. 존 번연, 『천로역정』
56.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57. O. 헨리, 『마지막 잎새』
58. 마크 트웨인, 『허클베리핀의 모험』
59.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60.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61. 모파상, 『목걸이』
62. 루이스 캐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63. 앙드레 말로, 『인간의 조건』
64. 나다니엘 호돈, 『주홍 글씨』
65. 제임스 조이스, 『더블린 사람들』
66. H. 시엔키에비치, 『쿼바디스』
67. 루소, 『에밀』
68. 레마르크, 『개선문』
69. 뒤마, 『몽테크리스토 백작』
70. 헨리 제임스, 『여인의 초상』
71.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72. 에밀 졸라, 『목로주점』
73. 고골리, 『외투』
74. D. H. 로렌스, 『채털리 부인의 사랑』
75.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76. 하인리히 뵐,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77. 루이제 린저, 『생의 한가운데』
78.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상실의 시대)』
79. 앨런 실리토, 『장거리 주자의 고독』
80. 톨킨, 『반지의 제왕』
81. 아서 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82. 시몬느 드 보봐르, 『초대받은 여자』
83. E. G. 오닐, 『느릅나무 밑의 욕망』
84. 유진 이오네스코, 『대머리 여가수』
85. 뒤 모리에, 『레베카』
86. 푸쉬킨, 『대위의 딸』
87.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 『모히칸족의 최후』
88. 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
89. 로버트 스티븐슨,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90. N. 메일러, 『벌거벗은 자와 죽은 자』
91. 가오싱 젠, 『버스정류장』
92. 윌리암 포크너, 『에밀리를 위한 장미』
93. 체호프, 『귀여운 여인』
94. 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
95. 투르게네프, 『아버지와 아들』
96.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97. A. J. 크로닌, 『천국의 열쇠』
98. E. M. 포스터, 『하워즈 엔드』
99. 프랑소와즈 사강, 『슬픔이여 안녕』
100. 알렉스 헤일리, 『뿌리』
출처: <문학사상> 2004년 3월호
출처: https://chemiolin.tistory.com/173 [Chemio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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