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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록 요리사의 책, '요리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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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독서모임에서 최강록 요리사의 책인 '요리를 한다는 것' 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흑백요리사2 이후로 많은 화제가 되었던 인물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매체에서 다뤄졌던 그의 생각이 궁금해져서 같이 읽어보기로 한 책이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에세이를 읽어봤지만 또 그 중에 요리사 에세이는 읽어본 적이 없어서 더 궁금하기도 했다.

책에는 여러가지 음식과 삶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담겨있는데, 많은 부분이 꾸밈 없이 담백하게 적힌 글이어서 읽기가 편했다. 보이는 모습에서와 비슷한 결의 글을 쓴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어떻게 요리사가 되었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요리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대한 여러가지가 은근한 감칠맛처럼 다가왔다. 

지금까지 그가 지내온 삶의 경로는 남들에 비해 꽤나 많이 다르다. 요리를 어릴 적부터 시작한 것도 아니고, 입문한 이후에는 또 이렇게 여러 사람을 홀리는 음식을 만들어내니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이걸 비단 그의 천재성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 그가 요리를 하면서 기울인 노력의 양이 범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책에서도 여러번 언급되지만 배우는 과정에서 반복하고 체화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보는 등 상당한 노력을 꾸준히 오랫동안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식당도 여러번 운영 했었고, 경연도 나가서 경험을 쌓았으니 파인다이닝만큼 어떤 대단히 창의적인 요리가 나오는 것은 아니겠지만서도 요리 하나 하나에 품고 있는 생각과 철학이 담겨있지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음식을 사랑하고 했던 사람임에도 짠하게 생각했던 순간은 가족들을 위해 제대로 요리해본 기억이 없다고 언급한 부분에서였다. 음식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가족에게는 요리를 많이 해줄 수 없다니 얼마나 슬픈일인가. 개인적으로 나는 화학을 전공으로 했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런 순간이다. 나는 사람이 기쁨을 느끼는 많은 순간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음악을 듣는 등의 순간이 업으로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과거 바이올린 선생님이 클래식을 안듣는다고 하셨을 때 조금 놀랐고, 요리사가 가족을 위해 요리하지 못했다는 것에 또 놀라는 것이다. 바이올린 선생님께서는 마음편히 클래식을 들을 수 없다고 하셨는데, 어디서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자기도 모르게 판단하느라 온전히 음악을 음악으로 즐기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물론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또 다른것을 좋아하겠지만, 인간 본능에 직접적으로 때려박히는 맛과, 소리라는 것에 내 직업이 있지 않아서 그것들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취미러의 특권 아닐까 생각한다. 

최강록 요리사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가 방송에서 보여진 여러 이미지들은 글과도 많이 맞닿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 유명인의 에세이면 본인이 얼마나 잘났고, 무엇을 이뤘고, 어떤 성공스토리같은 이야기가 보통 나오는데, 이 책은 구성이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 또한 그처럼 글을 쓰는 것도 괜시리 부러웠다. 그가 어떻게 글을 써내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공이 쌓이면 나도 저렇게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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