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분야마다 재밌는 것들이 많이 있겠지만 무기화학에서 재밌는 것은 크리스탈을 키워서 착물 구조분석을 하는 것이다.
보통 유기분자의 경우 1D, 2D NMR 등을 통해서 확인하고, 기타 분석방법 (ESI-MS, GC-MS, EA) 을 통해서 크리스탈까지 키우지는 않지만 무기화학에서 크리스탈구조는 훨씬 더 흥미로운 정보를 제공하곤한다. 특히 안정한 산화상태가 아닌 반응성이 큰 산화상태 (예를 들어 Cu3+같은) 금속착물의 크리스탈 구조를 얻게 되면 어떻게 산화상태에 따라 구조가 달라지는지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안정화된 산화상태라고 하더라도, 크리스탈 구조를 얻게 되면 어떻게 금속과 결합하고 있는지, 때때로 예측과 다른 결과가 많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언제든 얻어두는 것은 도움이 된다. 내가 있는 곳은 자체 x-ray 분석시설이 있어서 크리스탈을 키우면 바로바로 찍어볼 수 있는데, 아주 편리하고 좋다. 상주하는 박사님께 부탁드리면 $300, 내가 직접 분석하면 $100의 사용료가 나간다.
크리스탈을 키우는 것은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아직도 절대적으로 정해진 방법이 없다. 분자구조가 천천히 정렬되어서 쌓이게끔 용매 조건을 조절하는 것 밖에는 없는데 그게 뭐 어떤 분자구조엔 이 조합이 좋다라고 정해진 게 없어서 여러가지 시도해보는 방법 밖에 없다. 보통, 정말 보통 이거랑 이거 써보면 되더라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건 정말 보통이고 정말 조합이 제각각이다. 어떤건 제대로 세팅한 바이알에서 크기도 하지만 어떤건 실험하고 내비둔 NMR, EPR 튜브에서 크기도 하고, 어떤건 반응돌려두고 남은 플라스크에서 크기도 한다. 하물며 이런 심플한 분자구조도 딱 맞는 조합에서만, 그 용매 조합이 맞아도 농도도 맞고 이것저것 맞아야 운이 좋게 크리스탈이 되는데, 그보다 훨씬 복잡한 우리네 인생이 크리스탈처럼 빛나려면 당연히 여러가지 시도해보고 여러 조합을 해봐야 맞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마저 들게한다.
아래는 그동안 모은 크리스탈 사진들이다.
물론, 이렇게 예쁘게만 자라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용매와 적절한 증발속도가 어우러져야하는데 만약 증발속도가 너무 빠르게되면
이렇게 곰팡이처럼 자라나게 된다...이런 경우 다시 녹인다음 용매조건을 바꾸거나 하는 식으로 다시 시도하면 된다!
'화학 > Inorganic chemist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번 주의 무기화학 - 불소 이온 (F-)는 어떻게 치아를 보호할까? 치약 속 불소의 역할 (0) | 2023.07.05 |
---|---|
이번 주의 무기화학 - 가장 저렴한 금속 촉매를 쓰면 반응 전체의 비용도 가장 저렴할까? (0) | 2023.06.27 |
Grignard랑 alkyl(aryl) halide가 반응하면 Halogen exchange가 일어나 (turbo Grignard) (0) | 2022.11.03 |
Halide abstraction (KPF6 < AgPF6 < TlPF6) (0) | 2022.10.04 |
Photocatalyst, dual catalyst의 작동 원리 (0) | 2022.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