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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Inorganic chemistry

주요 유기용매(Solvent) 항목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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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요리를 할 때 물에서 요리할지 기름에서 요리할지 기름을 쓰면 어떤 기름을 쓸지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라면은 물에 끓이고, 미역국 끓이면 참기름에 고기를 볶고, 파스타를 할 때는 올리브유를 쓰는 등 시의 적절한 액체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화학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유기화학이든 무기화학이든 반응을 돌려야하는 모든 화학반응에 적절한 용매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요리도 어떤 기름을 쓰는지에 따라서 맛과 향이 달라지듯 화학 실험에서도 어떤 용매를 쓰는지에 따라 수득률, 반응 속도 등 많은 요소가 달라지게 된다. 심지어는 용매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서 무조건 특정 용매에서만 써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더욱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 그 중요함의 척도로 판단하게 되는 것이 크게 극성의 유무와 양성자를 내놓는지의 유무이다. 이를 통해서 다음과 같이 4가지로 나누어서 정리해볼 수 있다.

 

 

 

 

 

 

Polar / Nonpolar : 극성 / 비극성 용매

비극성 용매는 Dielectric constant가 작은 것이 특징인 용매다. 분자 내 쌍극자 모멘트가 아예 없거나, 작용하긴 하지만 벡터값이 상쇄되어서 매우 작은 경우에 해당한다. 반대로 극성 용매는 쌍극자 모멘트가 큰 것이 특징이다. (전기음성도가 큰 O,N 등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전자가 쏠리게 된다)

*이들 극성, 비극성 용매는 서로 조합하여 크리스탈 구조를 얻고자 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극성용매에 리간드 혹은 착물(complex)를 포화상태까지 녹인 후, 주변 비극성 용매가 들어올 수 있게끔 만들거나, 혹은 바로 위로 비극성 용매 층을 쌓아서 크리스탈을 얻는 것을 layering 이라고 흔히 부른다. 이는 극성 용매에 있다가 비극성 용매가 들어오면서 용해도 차이로 석출(precipitation) 되는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이다. 일종의 느린 재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Layering 방법 모식도

 

재결정을 통해서 크리스탈이 대충 크면 이런식으로 반짝이긴 하지만 큰 결정구조까지는 못얻는 경우가 있고

 

이렇게 딱 봐도 결정이 예쁘게 컸다고 느낄만큼 잘 자랄 수도 있다. 이는 여전히 운에 맡기고 있는 영역이다

*이 재결정 과정은 굳이 크리스탈이 아닌 파우더 정도가 필요한 경우에 용매를 빠르게 날리면서 얻어내기도 한다. layering 과정처럼 천천히 증발하기를 기다릴 수도 있고 적은 극성용매에 비극성을 한번에 많이 넣어서 혹은 가열이나 감압조건에서 빠르게 극성용매를 날리면서 생성물을 얻어내기도 한다. 

 

Protic / Aprotic : 양성자성 / 비양성자성 용매

양성자성의 의미는 '양성자, 즉 Proton을 내놓을 수 있는' 의 뜻을 가진다. 즉 용해되었을 때 H+를 내놓을 수 있는지에 따라서 양성자성과 비양성자성으로 나뉜다.

그림에서 알 수있듯, Methanol, Ethanol 등의 Protic solvent는 전기음성도가 큰 산소 원자에 수소 원자가 붙어 있는 형태가 많다. 이를 통해 용해 되면 H+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례로 Imine 결합의 형성 메커니즘의 경우 양성자성 용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또한 양성자를 제공받아야 반응 속도가 빨라지는 쪽으로 우세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이후에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반대로 Aprotic은 양성자, H+를 내놓지 않는 용매를 말한다. DMSO, DMF, MeCN등은 메틸기의 proton은 존재하지만 쉽게 떨어지지 않으므로 제공할 양성자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용매를 Aprotic, 비 양성자성 용매라고 한다.

 *비 양성자성 용매의 하나인 MeCN (Acetonitrile)은 대표적으로 착물의 구조분석에 많이 사용되는 용매이다. 정확한 이유는 좀 더 찾아봐야겠지만, 양성자성이 아니면서, 생각보다 다루기가 좋고 (-45도에서 얼게 되는데, 이만한 온도에서 어는 비양성자성 용매가 DMF가 있지만 이는 제거가 어렵다), 안전하다 (THF는 어는점이 -108도라서 대체로 -80도까지 내려서 실험을 하기도 하지만, 냄새가 그다지 좋지 않다 물론 냄새때문에 안쓰는건 아니다) 는 장점들이 있어서 사용하는 것 같다.

하지만 MeCN은 그 자체로 리간드이기도 해서 금속 착물을 다루는 경우라면 분석하고자 하는 물질이 MeCN에 녹더라도 MeCN이 붙는지 안 붙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THF는 어지간하면 착물과 결합하지는 않아서 (아예 없다는 소리가 아님) MeCN보다 선호되기도 한다. 

*간혹 Petroleum Ether라는 용매도 볼 수 있는데, 이는 Diethyl ether처럼 ether 작용기를 가지는 물질이 아니라, 탄화수소의 혼합물이다. 석유에테르로 번역되는데 Ether가 아니니 주의하자.

 

*번외

위에 이야기한 대표적인 solvent 말고도 사실 많은 액체류가 solvent로 실험 환경에 따라 사용될 수 있다. 가령 나 같은 무기화학 하는 사람들은 EPR을 자주 찍는데, 여기서 Glass solvent (얼음 처럼 어는 것이 아니라 투명하게 얼어서 스펙트럼 찍기에 좋음)를 만들기 위해서 MeCN에 PrCN (Butyronitrile)을 1:3으로 섞어서 찍기도 하고, THF에 2-MeTHF를 섞어서 찍기도 한다. DMF와 비슷하게 DMA라는 solvent가 사용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흥미로웠던 용매중에 하나는 C-H activation에 사용하는 HFIP라는 용매인데 (1,1,1,3,3,3-hexafluoroisopropanol ((CF3)2CHOH)) 얼마나 좋은지 네이처 자매지 (Nat Chem Rev)에 용매를 소개하는 리뷰논문까지 올라왔을 정도다. 25 g에 $150불 정도 하는 데에도 C-H activation에 좋다고 하니까 너도나도 갖다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70-017-0088 에 여러 장점이 소개되어 있으니 흥미로우신 분들은 읽어보셔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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